얼마 전 알리에서 몇 가지 소품들을 구매하였습니다. 그중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환불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저는 아래와 같은 몇 가지를 경험하고 조금 놀랐습니다.
- 홈페이지를 통한 환불/반품 과정이 너무 간단했습니다.
- 업무시간이 아닌 데도 한국어로 상담이 가능했습니다.
- 원래의 박스를 버려도 반품을 받아 주었습니다.
- 어떤 경우에는 (아마, 저가의 초이스 상품?) 제품을 회수하지 않고 즉시 환불이 완료되었습니다.
알리 익스프레스 천원마트 물품 구매
시작은 집안에서 사용하던 멀티미터(멀티테스터라고도 하죠)가 고장 나면서부터입니다. 원래는 한참 전부터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켜 놓고 몇 분간 대기시키면 쓸 수 있게 되어서 새로 사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죠.
그러다가 하루는 건전지 전압을 재다가 (거의 99% 이 용도입니다), 인내심의 한계가 왔습니다. 결국, 새로 사기로 결심하고 네이버 쇼핑, 다나와를 뒤지다가 나중에는 알리까지 검색하게 되었습니다.
알리에서 가성비 좋은 제품을 발견하고 결제하려 했지만, 같은 모델이 천원마트에서 더 저렴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천원마트의 초이스 상품을 5일 무료배송으로 구매하려면 1만 원 이상 주문해야 합니다. 어느새 1만 원을 채우려고 이것저것 카트에 담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한 시간이 넘게 걸려서 평점이 높고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추렸습니다. 그렇게 전기스탠드, 충전 케이블, 노트북 거치대, 차량용 휴대전화 거치대 심지어 버니어캘리퍼스까지 선택하여 결제까지 완료합니다. 며칠 후, 물건들을 받았는데 대개 품질은 그러저럭 가격을 생각하면 용서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문제 발견
그런데, 제가 구입한 물건 중에서 가장 비싸게 6.2 달러를 주고 산 전기스탠드에서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정작 멀티미터는 1.72 달러였습니다.). 이 제품이 충전지가 내장되어 있어서 무선으로 사용이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선이 없으니 누워서 자기 전에 휴대폰, 책을 볼 때 안성맞춤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써보니 생각보다 광량이 낮아서 독서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되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켜놓고 15~20분 정도 지나면 급속히 어두워지는 겁니다. 그래서 호기심에 충전지 용량을 확인하기 위해 밑판을 뜯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음 ㅠㅠ 고작 AA 건전지만한 조그만 충전지 (18650 충전지로 생각됩니다) 한 개가 달랑 들어 있었습니다.
원래의 제품 설명에는 충전지 용량을 6,000mAh로 표기해 놓았었는데, 겨우 18650 충전지 하나로는 턱없이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환불 신청
알리 물건이 그렇지 하고 포기를 하고 그냥 유선으로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며칠 지난 어느 날 밤 우연히 한 블로그에서 알리 환불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글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충동적으로 환불을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알리 홈페이지의 주문 내역에 들어가니 오른쪽 하단에 챗봇이 뜹니다. 챗봇을 클릭하여 들어가서 환불과 관련된 상담원 연결을 하였습니다. 여기까지도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도 상담원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상담원이 아닌 AI 챗봇인 듯합니다. 제가 한국어로 타이핑하면 어색한 한국어로 답변이 옵니다.
구매한 전기스탠드에 대한 불만점을 이야기했더니, 사진을 올려달라고 요구합니다. 부랴부랴 사진을 전송했습니다. 마침, 분해했을 때 찍은 조그만 충전지 사진이 있었습니다. 외관 사진은 책상 위에 있는 전기스탠드를 바로 찍어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불만 사항을 이야기 하니 군말 없이 바로 환불을 해 주겠다고 합니다. 원래의 포장 박스를 버려서 다른 상자로 포장해도 되냐고 물어보니 고맙게도 상관없다고 답변해 줍니다.
내심 기쁜 마음에 챗봇이 알려 준 대로 주문 내역에서 해당 제품의 "주문상세" 로 들어가서 "환불/반품"을 클릭하여 환불을 신청했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아래의 화면이 뜹니다. 찬찬히 읽어 보니 오잉? "환불이 완료되었고 원래 결제했던 금융기관에서 처리 중"인 것입니다. 물건을 회수하지도 않고 바로 환불을 해 주네요!
그래서, 혹시나 해서 인터넷으로 다른 분들의 사례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몇 분의 블로그를 통해 알리는 비교적 저가의 상품은 회수하지 않고 바로 환불해 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품을 회수하지 않는 가격의 기준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돌이켜보니 저는 천원마트의 초이스 상품 (빠른 배송, 무료 반품, 배송 약속)을 주문했었습니다. 이런 점들 덕분에 손쉽게 바로 환불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의도치 않게 공짜로 전기스탠드를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해서 아직은 곱게 쓰고 있습니다.
후기
사람의 마음이 간사한 게 내 돈 주고 샀을 때는 전기스탠드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만 공짜로 받게 되니 단점을 커버하는 장점들이 눈에 들어 옵니다. 우선 터치 감도 성능이 좋습니다. 그리고 원래 제품 설명대로 3가지 색상 조합이 가능합니다. 무선으로 하면 오래가지 않지만 유선으로 연결하면 책상 위에서 쓸 만은 합니다. 느낌으론 왠지 무선으로 쓸 때도 처음과는 달리 사용 가능 시간이 길어진 것도 같습니다.
아무튼, 알리에서 제품을 사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싸구려니까 그냥 버리자"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한 번 환불을 해 보세요. 의외로 간단하게 진행이 됩니다. 단, 그렇다고 악용은 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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